15대 심수관이 16대 심수관이 될 아들의 작업 모습을 살펴보고 있다. (<문예춘추> 스캔) |
일본 가고시마에서 도예가로 활동 중인 15대 심수관(61)이 최근 일본 최대 월간지 <문예춘추(文藝春秋)> 7월호의 특집화보에 등장했다. 문예춘추는 매월 60만 부 정도를 발행하고 있는 일본 최대의 잡지이다.
문예춘추는 ’일본의 얼굴‘이라는 제목으로 15대 심수관의 일상을 5장의 사진에 담아 잡지 맨 앞쪽에 보도했다. 여기서 15대 심수관은 “전통은 혁신의 축적” 이라면서 옛것만을 고집하는 것이 전통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와세다대를 졸업하고 교토에서 수학했으며, 이탈리아 국립미술도예학교에서 디자인을 중요성을 체득했다고 한다. (경기도 이천에서 한국식 도자 제작 방식도 공부했다.)
그는 1999년 아버지인 14대 심수관으로부터 당주 자리를 물려받고 도예가의 감성과 장인의 기술을 융합해서 도자기를 만드는 공방을 만들었다. 즉 도예가의 예술성만 강조하거나 장인의 기술에만 의존하는 제작방식에서 탈피해 둘을 조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강조했다. “디지털시대이기 때문에 오히려, 인간만이 만들 수 있는 아날로그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번 기사에서 가장 주목을 끈 것은 아들(29)이 도자기 빚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15대 심수관의 표정이다. 장인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후계자를 만드는 일이다. 그런 면에서 그는 이미 16대가 있으니 행복한 편이다. 그는 아들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언젠가 대놓고 나에게 반항할 날이 올 것이다. 그것은 같은 길을 걷는자의 숙명이다. 그때가 오면 아무 말 없이 사라질 것이다.”
<심규선 종보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