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시마 명예총영사로 임명돼… 14대 심수관 이어 대이어 활동
징용배상 판결뒤 후임 임명안하다, 후쿠오카 총영사관서 절차추진
日외무성 동의… “한일관계 회복 신호”
일본 도자기 명가이자 조선 도공의 후예인 심수관 가문의 15대 심수관이 2015년 10월 동아일보와 인터뷰하는 모습. 이 가문의 후손들은 선대의 이름을 계승해 사용하고 있다. |
일본에 정착한 조선 도공의 후예인 15대 심수관(沈壽官·65)이 일본 주가고시마 명예총영사로 임명돼 16일부터 활동에 나선다. 2019년 작고한 14대 심수관의 뒤를 이어 명예총영사로 임명돼 한일 관계 복원을 위한 민간 외교관으로 활동하게 됐다.
11일 외교부에 따르면 15대 심수관은 16일 주후쿠오카 총영사관에서 주가고시마 명예총영사 임명장을 받을 예정이다. 다음 달 6일에는 가고시마현 미야마(美山)마을에 위치한 심수관 공방에서 ‘대한민국 명예총영사관’ 현판식도 열린다. 명예총영사의 임기는 5년으로 연임이 가능하다.
15대 심수관의 아버지 14대 심수관은 1989년 한일 관계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명예총영사에 임명됐다. 2019년 6월 14대 심수관이 작고했지만 2018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의 영향으로 한일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후임 임명 없이 시간이 흘렀다. 그러던 중 후쿠오카 총영사관은 지난해 11월 아들인 15대 심수관을 명예총영사에 임명하는 절차를 추진했다. 지난달 일본 외무성도 명예총영사 임명에 동의하면서 최종 승인이 이뤄졌다. 외교가에선 “한일 관계가 회복되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15대 심수관은 400여 년 전 조선에서 온 도공 심당길의 15세손으로, 심수관 가문은 423년 동안 도자기 명가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 메이지유신 때 가업을 빛낸 12대 심수관을 기려 이후 자손들이 ‘심수관’이란 이름을 계승하고 있다. 15대 심수관도 일본의 명문대인 와세다대 교육학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가업을 잇기 위해 교토와 이탈리아, 경기 이천 등지에서 도예를 공부했고 1999년 1월 아버지의 이름을 이어받았다.
15대 심수관은 2013년에는 경북 청송군의 명예군민이 되는 등 한일 교류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다. 15대 심수관은 2015년 10월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진행된 본보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시작해 일본을 거쳐 앞으로는 더욱 세계인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계속 정진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