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 |
나라에는 국사(國史)가 있고 도에는 도사(道史)가 있으며 시에는 시사(市史)가 있으며, 가정에는 족보(族譜)가 있다. 그리고 일반 사회단체에도 약 10년 단위로 사적(事蹟)을 기록하여 대(代)를 이어 전해 오는 것은 과거의 올바른 역사를 기록으로 남겨 전통을 이어, 후세에 길이 전하여 교훈을 남기고자 함이다.
익히 알려진 말이지만 만세종사(萬世宗師)이신 공부자(孔夫子)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하(夏) 나라의 예(禮)는 말할 수 있지만 기(杞) 나라의 것은 증명할 수 없고, 내가 은(殷) 나라의 예(禮)는 말할 수 있지만 송(宋) 나라의 것은 증명할 수 없다. 이는 문헌(文獻)이 부족하기 때문이니, 이것이 충분하다면 내가 그것을 증명할 수 있다. (子曰 夏禮吾能言之 杞 不足徵也 殷禮 吾能言之 宋 不足徵也 文獻不足故也 足則吾能徵之矣)”라고 하셨다.
이 말씀은 역사(歷史)와 문화(文化)에 대한 기록전승(記錄傳承)의 중요성을 말씀하신 것이다. 역사 문화야말로 한 민족의 흥망성쇠(興亡盛衰)를 결정하는 근본 요소일 뿐 아니라 면면히 계승되어야 할, 정체성 확보를 위한 필수불가결의 가치이기도 하다.
지난 11일 진주시청 시민홀 에서는 진주시사(晉州市史) 편찬위원 위촉식과 회의가 열렸다. 시청에서는 부시장과 문화관광국장이 당연직으로 참여하고 각 기관, 언론계, 시민단체, 경제계, 학계, 문화계 등 각계각층에서 25명을 선발하여 편찬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진주시사는 진주시와 진양군이 통합한 후 처음으로 편찬되며, 체계적인 진주의 역사를 정리하여 진주시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데 활용될 것이다.
앞으로 편찬위원들은 진주시사 편찬의 전체적인 방향과 운영방안을 심의하게 될 것이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되는 실무 집필진은 각 분야의 정보수집과 원고작성 편집 등의 역할을 담당하여 2024년에 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차제에 편찬위원들께 건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역사의 기록은 사실에 입각하여 올바른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역사서의 생명이며 가치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가끔은 역사를 왜곡하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조선왕조실록’도 사관들이 기록한 자료를 당대(當代)의 임금은 볼 수 없도록 엄격히 규정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는 권력에 의해서, 사심(私心)에 의해서 왜곡되는 일 없이 정사(正史)를 남기려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 생각된다. 진주의 천년역사가 정리되는 시사(市史)의 발간이 매우 기대되며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반갑고 기쁘게 생각한다. (출처=경남도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