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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발등의 불…심문부터 관심을”
심재한 종보 편집위원 (전남대 석좌교수)

싱그러운 오월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예부터 내려오는 계절의 정취가 변하면서 봄에는 유난히 심한 알레르기를 겪었고 얼마 전에는 이상한파가 몰려와 농작물
의 화분매개에 나쁜 영향을 끼쳤다. 매화를 시작으로 순서대로 피우던 꽃들도 거의 동시에 개화해 오월의 싱그러움을 느끼기도 전에 여름에 들어선 느낌이다.
화학자인 나는 평소 ‘녹색화학’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실험실에서 유해물질을 분석할 때도 에너지는 적게 쓰고 폐용매나 폐기물도 적게 발생시키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4월 22일은 ‘지구의 날’로 ‘기후정상회의’가 열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재한 정상회의에 40개국이 참여해 머리를 맞댔고, 미국과 유럽연합, 일본 등이 앞다퉈 기존 목표치를 웃도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제시했다. 기후위기는 더이상 먼 미래의 위협이 아니라 인류가 마주하고 있는 가장 가깝고도 큰 위기라는 사실을 웅변한다.
환경오염의 가장 큰 피해자는 미래세대지만 지금 환경정책을 결정하는 이들은 얼마 후엔 지구에 없을 이들이다. 그러나 기후위기는 현재와 미래세대가 다툴 문제가 아니다. 기후위기는 삶의 질과 경제 발전을 넘어 인류의 존속까지 위협하고 있다. 따라서 지구 생태계의 보전과 유지는 현세대와 미래세대가 함께 고민하고 함께 방안을 찾아야 할 절체절명의 과제다.
논어에 ‘過則勿憚改(과즉물탄개)’라는 구절이 있다. 잘못이 있을 때 이를 고치는데 거리낌이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인간은 본디 허물이 있는 존재이며, 그 허물은 본인이 아는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허물 고치기를 꺼리는 인간이 바로 소인이고, 그런 모습이 바로 나의 모습이자 주변 사람들의 모습일 때가 많다.
우리 일가들부터 군자와 대인의 모습으로 환경과 기후문제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자연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겠다는 생태적 사고가 현대판 예(禮)가 아니겠는가. 아니, 원래 예란 인간과 천지(天地)가 더불어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이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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