훤초봉접(萱草蜂蝶: 원추리와 벌과 나비)

현재 심사정이 근심을 잊게 하는 풀이라는 의미인 망우초(忘憂草)라고도 불리우는 원추리 꽃을 사생한 그림이다. 꽃을 좋아하여 지금의 영천인 안산(鞍山) 밑 현저동(峴底洞) 집에서 각색 꽃을 기르며 살았다는 현재가 원추리꽃이 피어나는 초여름에 시름을 잊고자 무심코 날아드는 호랑나비와 함께 이를 사생해 내었다. 남종화의 시조답게 실물을 사생하면서도 남종화의 정전(正典)이라 할 수 있는 『개자원화전(芥子園畵傳)』 제3집 권1의 훤초(萱草)식과 각종장엽(各種長葉)식의 화법을 차용(借用)하여 이를 자기화 해내고 있다. 역시 "현재(玄齋)"라는 작은 방형 주문(朱文)인장과 "이숙(頤叔)"이라는 작은 방형 백문(白文) 인장이 두 방 찍혀 있다. (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