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관폭(高士觀瀑: 고사가 폭포를 바라보다)

세상의 소란한 소리가 들리지 않는 적막한 산중에 내리치는 폭포 소리가 장쾌하기만 하다. 이런 호방한 맛을 즐길 수 있으려면 여간한 풍류로는 어림도 없다. 우뚝 솟은 반석 위에 앉아 깎아지른 절벽에서 쏟아지는 폭포 소리에 맞춰 거문고를 뜯던 선비가 잠시 거문고를 내려 놓고 폭포를 지그시 바라보며 상념에 잠겨 있다.

구부러진 나뭇가지나 방사상의 솔잎과 늘어진 덩굴은 현재가 자주 그리는 소나무 표현이다. 암반 뒤로 배치한 세모꼴 잎의 나무나 점점이 찍은 나뭇잎 그리고 암반 아래로 이어지는 갈필의 호초점은 폭포 주변의 호초점과 함께 역시 현재가 자주 쓰는 나뭇잎 표현 기법이다. "현재거사(玄齋居士)"라는 장원형백문 인장이 왼쪽 위에 찍혀 있다. (鄭)